2023년 주휴수당 폐지 시 내 월급은?

최근 ‘미래노동시장연구회’라는 곳에서 주 52시간제 연장근로기준을 확대하는 내용을 공개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요.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내용공개 후에도 관심이 뜨거웠는데 여기에는 주휴수당 개선안도 들어가 있습니다.

주휴수당 폐지를 권고하는 내용인데 만약 진짜로 폐지된다면 우리 월급은 얼마나 줄어들까요?

 

주휴수당이란?

근로기준법에 따라 일주일 동안 정해진 근무 일수를 다 채워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주는 수당을 말하는데요.

별도의 근로제공을 하지 않고 임금을 받는 것으로 지급 기준은 일주일에 15시간을 채우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유급휴일 제도이며, 사용자가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체불이 돼 벌금을 낼 수도 있죠.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발표한 2023년 노동개혁안에 주휴수당 폐지안을 포함한 권고안 상당수가 법 개정이 필요하기에 지금 당장 바뀌진 않아요.

하지만 급여를 받는 사람으로서는 주휴수당 유무에 따라 당장 내 급여가 얼마나 달라질지 따져볼 필요는 있습니다.

주휴수당 폐지와 월급

주휴수당 폐지 권고 내용이 정해졌을 때 당장 임금이 깎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깎일까요?

회사마다 근로조건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주 5일 근무 직장인 기본급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① 주휴수당 받을 때 월급(기본급 기준)

: 209시간(월 근로시간) X 9,620원

= 2,010,580원

위 계산은 각종 수당을 모두 제외한 기본급,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이에요.

② 주휴수당 뺀 월급(기본급 기준)

: 174시간(월 근로시간) X 9,620원

= 1,673,880원

주휴수당이 계산되는 하루치 근무시간, 이를 한 달로 계산하면 총 35시간이 되고 여기에 최저임금을 곱하면 33만 6700원입니다.

 

그래서 주휴수당이 폐지된 월급은 그만큼이 줄어든 167만 3880원이 되고 한 달에 약 34만 원 정도가 깎이는 것이죠.

최대한 단순하게 계산한 것이어서 실제로 받는 주휴수당 액수와 일부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상당한 임금이 빠지는 것은 맞습니다.

 

그냥 큰 틀에서 측정을 했을 때가 34만 원인 건데 매달 이 정도가 사라진다고 하면 사실 월급 받는 분들 입장에서는 매우 클 거예요.

결국 기업의 편을 들어주나?

기업 입장에서 보면 결국 주휴수당을 폐지를 한다는 게 임금 부담을 그만큼 줄일 수 있는 것이기에 재계는 몇 년 전부터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해 왔습니다.

특히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모두 챙겨주는 것이 버겁다는 건데요.

 

그래서 일부에선 아르바이트생 근무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계약을 해서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 꼼수까지 등장한 상황이죠.

 

아르바이트생들 같은 경우에는 이전 수준의 월급을 받기 위해서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이렇게 구하는 사례가 있다 보니까 고용의 질이 오히려 나빠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반발하는 노동계

노동계는 주휴수당을 만약에 폐지하게 될 경우에는 임금 삭감뿐만이 아니라 부작용까지 파견될 수 있다면서 지금 반발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휴일에 주휴수당이 안 나오면 그만큼을 더 벌기 위해 휴일근로를 더 하게 되고, 결국 노동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노사 자율에 맡기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대한민국 노조 조직률이 14%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다수 노동자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의 상황은?

이처럼 주휴수당 폐지와 관련하여 기업과 노동계의 입장이 상이한데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사실 우리처럼 이렇게 주휴수당을 따로 주는 나라가 많지는 않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0개 주요국 중 우리나라처럼 주휴수당을 주는 나라는 10곳으로 많이 않을 것 같지만 노동시간을 들여다보면 차이가 큽니다.

 

2021년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 다섯 번째로 길었고, OECD 평균 노동시간보다 199시간이 (장시간 노동국가 5위) 많았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노동계는 노동시간 연장을 일부 억제를 하면서 임금을 보장해주는 주휴수당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정부의 자문기관 권고대로 주휴수당이 폐지된다고 가정할 때 노동계와 재계의 극명한 온도차는 아마 더 커질 것 같네요.

정말로 폐지되나?

정부자문기관의 권고안 발표 이후 임금과 근로시간 개혁 과제는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입법안을 마련해 올해 상반기에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입니다.

 

결국은 어떻게든 폐지를 위해 박차를 가해보겠다는 건데 아직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지는 않은 상황임에도 없애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이는 대목이네요.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자문기구에서 폐지하라고 권고를 하는 거니까 당장에 이게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조금 답답한 건 사실입니다.

 

애초에 노동법에 의해 잘 보호받던 내 월급이 줄어드는 것을 반기는 직장인은 없을 테니까요.

좋은 방안으로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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